빳빳한 새 교복 사이로 후덥지근한 여름 바람이 스며듭니다.
한여름의 중간, 그 날씨를 여실히 체감하며 교정으로 들어서면 새로운 학교가 보입니다.
학기 중의 전학이라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 마련이지만, 운이 좋기를 기도해 봐야겠습니다.
그렇게 학교 안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뒤통수에 무언가가 콕─, 하고 닿았다가 바닥으로 톡 떨어집니다.
주워서 살펴보면 교과서를 찢어 만든 것임을 금방 알아챌 수 있습니다.
누가 만든 건지는 몰라도 수업에 큰 흥미가 없었던 모양이네요.
고개를 들어 누가 던진 건지 살펴보면... 반짝, 하고 눈을 시리게 하는 빛이 스칩니다.
미셸로:
SAN 롤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 빛 너머로 올려다보면 3층 높이의 창문이 열려있습니다.
반투명한 하얀 커튼 뒤로, 어떠한 인영이 잠시 아른거리다 모습을 감춥니다.
그때, 계단 쪽에서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미셸로:...?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 돌리고.)
미셸로:아, 네~. 혹시 이곳은 VIP 대우 같은 건 없나요?
담임 선생님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가면, 귓바퀴를 아릿하게 긁어대는 매미 울음소리와 맑고 높은 수업 종소리가 한데 뒤섞여 전학생인 당신을 열렬히 맞이합니다.
A-3반의 미닫이 문이 열리고, 당신을 단상 옆으로 세우는 담임 선생님의 목소리가 교실에 울려 퍼집니다.
미셸로:미셸로 플로렌스, 더 말해야 해요? 친해지고 싶으면 알아서 알아오세요.
당당한 목소리로 자기소개를 끝내고서야, 당신이 반년 간 머무를 교실과 학생들의 면면이 보입니다.
깔끔하게 정돈된 교실은 열어둔 창문으로 불어든 바람에 반투명한 커튼이 크게 휘날리고 있습니다.
그 사이로 그늘이 졌다가 햇빛이 비추는 학생들은 대체로 얌전하고 모범적인 모습입니다.
당신이 전학생이라고 함부로 따돌리거나 배척할 것 같진 않아요. 학기 중간에 전학 온 것치곤 운이 좋은 편일지도요.
미셸로:(뒷자리는 눈에 안 띄어서 별론데.) 네~. (오른쪽 맨 뒤로 향해 가서는 앉는다.)
미셸로:
관찰력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4 |
| 판정결과: |
실패 |
어쩐지 그 자리를 가리키는 담임 선생님 표정이 썩 좋지 않습니다.
이 메시지는 숨겨져 있습니다.
미셸로:
운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55 |
| 판정결과: |
실패 |
학생들도 힐끔힐끔 당신의 눈치를 보는 것이 영... 이상합니다.
이 메시지는 숨겨져 있습니다.
책상들 사이로 곧게 난 길을 따라 맨 뒷자리로 향합니다.
더운 열기를 머금은 바람이 창문 새로 휘잉- 소리 내며 들어와 커튼을 크고 둥글게 흩날립니다.
새하얀 오로라 같이 일렁이는 커튼이 차츰 가라앉으면...
창가 옆자리에 앉아 심드렁한 표정으로 턱을 괸 채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그는, 검은 머리칼 속에 하얀 머리칼을 숨겨놓은 스포츠 머리를 하고 있습니다.
하얀 속 눈썹에 어딜 보는지 알 수 없는 꽉찬 검정색 눈동자.
딱 봐도 아델리 펭귄 인수라는게 눈에 보이는군요.
여름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자 영롱한 보랏빛이 돌며 다소 몽화적일 정도로 아련하게 보입니다.
미셸로:안녕하세요? 앞으로 당신 옆자리인데, 통성명이라도 해요. (주변 시선 보더니.) 다 당신을 이상하게 보는데, 당신 왕따예요? (갸웃.)
미셸로:뭐야? 사람이 말을 걸었으면 대답을 해요.
인사에 답도 해주지 않고 싸늘한 시선으로만 힐긋 쳐다보는 것이... 쉽게 친해지긴 힘들어 보입니다.
하필이면 이런 불친절한 친구와 짝꿍이 되다니.
이름조차 제대로 말해주지 않아서 가슴에 붙어있는 명찰로 겨우 확인했습니다.
선생님의 말에 멀찍이 앞자리에 앉아있던 노랑머리 친구가 교과서를 빌려줍니다.
미셸로:(아까 맞은 비행기 종이 피려다가 얌전히 받아서 피고.)
당신 옆자리 쪽으로 잠깐 시선이 쏠리는가 싶더니 흠칫 놀라 황급히 제자리로 돌아가네요.
아델의 책상을 보면 페이지가 찢겨 있는 교과서가 보입니다. ...아?
일순 뒤통수에 종이비행기 코가 닿았던 감각이 되풀이됩니다.
미셸로:(끔뻑) 야, 너 교과서 좀 줘봐요. (냅다 뺏어서 종이 비행기 대보기.)
아델:...? 뭐야 이건. (냅다 교과서 뺏기기.)
미셸로:(종이 비행기 쫙쫙 펴서 페이지 쪽에 맞는지 대보기.) 아까 종이 비행기 던진 거 당신이에요?
당신의 행동에 그제서야 아델은 고개를 돌려 당신을 마주합니다.
아델:... 갑자기 뭐하나 했더니. 그 비행기가 소각장으로 떨어지지 않고 너한테 떨어졌었나보지? (어깨 으쓱) 어 맞다. 왜.
미셸로:(빠아안.) 할 말이 그게 다예요? 사과부터 해야죠!!! 내가 이걸 맞았는데! 그리고 교과서는 왜 이렇게 다 찢어놨어요? 당신 진짜 왕따예요? (남이 찢은 걸로 오해중.)
아델:허 참내. 그러게 누가 그 자리에 있으래? 남이사 신경쓰지말고 너 한거나 해. 첫 날부터 선생님한테 혼나고 싶은 건 아니겠지? (손 휘적휘적)
곧 당신에게서 교과서를 다시 뺏어와 한 장을 찢어 종이비행기를 접습니다.
" 소각장에 바로 안 떨어지고 너한테 닿은 걸 보면… 조만간 소원이 이루어지려나. "
그렇게 다 접은 종이비행기는 아델의 손에 의해 다시금 창문 밖으로 내던져집니다.
미셸로:
듣기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5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후끈한 여름 바람을 타고 둥실- 허공을 가르던 종이비행기는 햇빛과 구름을 한껏 머금고 또로록 고개를 기울더니, 이내 아래로 사라집니다.
아델은... 딱히 별 말 하진 않는군요. 그냥 또 다시 부욱- 교과서를 뜯을 뿐입니다.
당신의 행동이 거슬렸는지 뭔지 다시 시선이 돌아갑니다.
미셸로:(끔뻑.) 그거 접어서 저도 당신 머리 맞춰도 돼요?
아델:호오. 전학 첫 날부터 시비 걸겠다 이거지? (말은 그래도 당신에게 찢은 교과서 종이 한 장을 내민다.) 어디 한 번 해봐라 되나 안 되나.
미셸로:시비 걸려진 건 저거든요?! (종이 빤히 보다가 삐죽빼죽 접어보기... 벌써부터 구겨짐.) ... 이거 어렵네요.
아델:그런 건 시비가 아니라 우연이라고 하는거다 욘석아. (그새 본인용 종이 비행기를 접어다 창 밖으로 날린다. 힐끔 네 비행기를 보곤) ...너 주변에서 손재주 별로라는 소리 안 듣냐. (피식)
미셸로:(불만이라는 듯 빤히 쳐다보며 투덜대고.) ... 뭐... 뭐요! 저 다른 건 다 잘하거든요? 이것만 못하는 거예요! 흥... (힐끔.) 못하는 거 알면 좀 도와주세요.
아델:참... 자기 소개할 때부터 알아 봤지만 뭐 이리 기가 세냐. 좀 죽이고 살아. (네 종이를 가져가 네모를 접고, 중앙 선에 맞춰 한쪽 면을 세모로 접는다.) 이렇게 맞춰서 접으면 돼. 손톱으로 눌러서 밀어주면 더 잘 접혀. (넘겨주기) 반대 쪽 한 번 해봐.
미셸로:아델이야 말로, 말주변도 없어서 친구 없어보이거든요? 이렇게 말이라도 자주 해봐요~. (지지 않는다는 듯 따박따박 대꾸하며 구경하고.) ... (삐죽빼죽 비대칭으로 접어보이고.) ... 이건 설명 못한 아델이 잘못한 거예요.
아델:참내. 야 전학생인 너보다 친구가 없겠냐? 됐어. 괜히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나 하지. (툴툴.) ...그냥 솔직하게 인정해라 니 손재주가 없는거다. (다시 자리 수정해주는 중) 이대로 눌러봐. 잡아줄테니까.
미셸로:나 전에 학교에서 친구 10명 있었거든요? (유치.) ... (끄응 열심히 자리 수정해주는 방향대로 접어보고.)(이게 맞나 싶나 싶어서 힐끔 쳐다보기.)
아델:학교가 얼마나 작으면 친구 10명이 많은거냐? (키득키득) 내 눈에 안 보이니까 그건 모르겠고, 여기서 하루만에 친구 사귀어오면 인정해준다. (뭘 인정해준다는 걸까.) 뭐, 잡아주면 잘 하네. 한 번 더 접어야 하는 건 알지? 이렇게. (삼각형을 중앙선에 맞춰 접고는 한 쪽면을 다시 아래선에 맞춰 삼각형으로 접는다.) 옛다. 또 잡아주리?
미셸로:... 친구 10명도 없을 것처럼 생겼으면서! (마음에 안 드는지 앞자리 친구 의자 발로 참.) ... 너랑 친구하면 그것도 인정해줘요? (빤히.) 훗. 원래 잘 배우는 편이에요~. (신나서 콧노래 흥얼거리며 접는 거 바라보다가.) 응. 잡아줘요.
앞자리 친구가 무안한 얼굴로 다시 수업에 집중합니다.
아델:어어 그래. 너나 나나 도긴개긴이다. (이런다.) 허. 나랑 친구하겠다고? (별 신기한 소릴 다들었다는 듯 표정이 미묘해진다.) 뭐, 안 될 건 없지만. 꼭 그렇게 힘든 길을...? (본인 입으로 이러고 있다.) 오냐-. (잡아주기.)
미셸로:아니라고요~! 난 친구 있었다니까요!!! (볼빵빵.) 그럼 내가 대화한 사람이 당신 말고 더 있어요? 당신이 친구해주는 게 편하잖아요! 내 친구해요 당신, 특별한 기회예요~. (잡아주는 대로 척척 접어보기.)
아델:그러니까 눈으로 본 적 없으면 모른다니까. 우길려면 사진이라도 들고 오던지~. (놀리는 중.) 허. 그럼 그 소원 담아다 창 밖으로 날려보던지. 마침 다 접었네. (네가 접은 비행기 한 번 보고는) 운이 좋으면 바람을 잘 타서, 떨어지지 않은 채로 멀리 날아갈 수도 있겠네.
미셸로:(사진? 슬쩍 자신의 폰 봤다가 셀카 밖에 없어서 다시 몰래 집어넣기.) 흥... 있다니까, 왜 못 믿어요? 사람 좀 믿고 살아요! (괜히 괘씸해서 아델 머리로 던졌다가 주워와서.) 아델은 그럼 교과서가 다 해질 정도로 소원을 빌었어요? (창밖을 향해 비행기 들고.)
아델:(키득키득) 그냥 너 놀리는 거 재밌어서다만. (날아오는 종이 비행기를 손을 툭 쳐낸다. 빠른 반사신경!) 뭐- 그렇지. 멀리 날아가지 않더라도 바로 아래가 소각장이라 문제 없어. 바로 불태워질테니까 쓰레기도 안 남을거고. (턱을 괴고서 네가 비행기 던지기를 가만 기다린다. 어디까지 날아가나 보자는 마음이었나.)
미셸로:그러니까 아델이 친구없죠!!! (이미 단정지음) 근데 그게 운이 안 좋게 내가 맞았다는 거죠? 당신도 한 대 맞아요! (뭘 피하고 있냐는 눈.) ... 당신보다 멀리 날아갈 거예요~! (쟤가 나 말고 친구 없게 해주세요. 나는 친구 많이요. 하고 소원 빌더니 힘껏 던지고.)
아델:뭐 그런거지. 그래서 소원이 이뤄지나 싶었다. 네가 주워서 들고온 거 보면 아닌 거 같지만. 싫-어. 나는 우연이고. 너는 고의고. 맞아줄 이유가 없잖아? (얄밉다.) 그래그래. 어디 얼마나 날아가는지 보자. (키득키득)
미셸로:
손놀림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4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손가락으로 띄워 보낸 종이비행기가 창틀을 넘어 둥실 바람에 몸을 싣습니다.
태양 빛을 한껏 받은 종이비행기는 잠깐 반짝하며 푸른 하늘을 삼키더니 자유롭게 부유하다가 이윽고 아래로 하강합니다.
왜 수업시간에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리는지 의아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생각보다 재밌네요.
아델:뭐, 꽤 잘 날아갔네. 결국 소각장으로 간 거 같지만.
미셸로:흥. 다시 한 번 접어요. 다음엔 더 멀리 날아갈 거예요. 처음이라 그래.
그때, 종소리가 울려 퍼지며 담임 선생님이 수업 종료를 알립니다.
교실 곳곳에서 드륵- 의자를 끄는 소리가 동시다발적으로 들려옵니다.
그와 함께 전학생인 당신과 친구가 되고 싶은 학생들이 몇몇 다가옵니다.
그러나 당신과 세 발짝 정도 떨어진 거리에 서서 아델과 당신을 번갈아 보더니 조심스레 당신만 부릅니다.
노엘:저…기, 플로렌스…? 잠깐 이쪽으로 와볼래?
미셸로:(친구들 다가오자 우쭐해져서 봤냐? 봤어요? 하는 눈으로 아델 보다가.) 응? 왜요? 너가 와요~. 여기까지 온 거 올 수 있잖아요?
친구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으나 곧 빠르게 다가가 당신의 손목을 덥석! 잡더니 교실 밖으로 끌고 나갑니다.
노엘:갑자기 끌고 나와서 미안! 리가 너무 무서워서 그 자리에선 도무지 입이 안 열리거든…
미셸로:(당황해서는 그대로 따라가다가.) 응? 쟤가 무서워요? 쟤 왕따 아니였어요? (냅다.)
노엘:으음... 그건 급식실에 가서 알려줄게! 일단 지금 다들 점심 먹으러 내려가야 하니까 말야. 같이 가자! 안내해 줄게.
미셸로:쟤는요? 쟤는 혼자 먹어요? 쟤도 같이 먹어요. 우리 마마랑 파파도 바빠도 밥은 같이 먹어줘요. 밥 같이 안 먹어주면 얼마나 서운한데요? (교실 쪽 빤히.)
노엘:그건... 잘 모르겠는데. 리는 학교 곳곳에서 뜬금없이 나타나지만, 급식실 만큼은 나타나지 않는 거 같거든. 나타난다면 모두 긴장해서 체하고 말테니까 안 보이는게 다행이지만...
슬쩍 뒤를 돌아보면 아델은 그새 교실을 떠났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은 일단 노엘을 따라 급식실로 가는게 좋을 거 같네요.
미셸로:(...? 또 비행기 접으러 갔나.)(없는 거 확인하고 따라간다.) 당신 이름은요? 그나저나 그정도로 쟤가 무서워요?
노엘:(너와 함께 급식실로 내려가며) 내 이름은 노엘이야. 노엘 펠리시아. 리는... 음. 전학생인 플로렌스는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학교에서 유명한 일진이거든. 원래라면 입에 올리기 싫을 정도로 무서운 일진인데... 플로렌스에겐 알려주는게 좋을 거 같아서.
미셸로:엑, 걔가요? 전혀 안 그래 보이는데? 그냥 왕따 아니였어요? (왜 그렇게 쳐다봤는지 이해하고.) 걔 수업 시간에 종이만 접던데요. 뭔 악명이라도 있어요?
노엘:(절래절래) 오늘따라 기분이 좋았을 수도 있지. 항상 애들 괴롭히구 학생, 선생님 상관없이 막 패고다닌다는 소문이 돌더라구. 그래서 암묵적으로 아델에 관한 모든 건 쳐다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않기로 했어.
미셸로:아~. 하긴 저 여기 온 첫날부터 걔한테 비행기로 머리 맞았어요! 근데 그정도예요? (상상이 안 간다는 듯.) ... 그거 그냥 진짜 공포만 있을 뿐 따 시키는 거 아니에요? 누가 그런 소문을 냈는지 노엘은 확실하게 알아요? (별로 안 보긴 했지만,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바라보고.)
노엘:...! 저런! 괜찮아? 눈이라도 맞았으면 위험했을텐데! (걱정스런 눈길) 음... (네 물음에 잠깐 고민하다 고갤 젓는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소문인지는 몰라. 하지만 학교를 다니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 소문을 알고 있으니까... 설령 소문이라해도 진짜인게 아닐까? 단 한 명도 아니라고 해주지 않는 걸.
미셸로:다행히 그런 곳은 안 맞았어요~. (손 뻗어서 제가 맞은 쪽 머리 꾹꾹 눌러봄.) 흐응. 소문에 휘둘리는 건 그다지 좋지 않아요~. 물론 제가 몰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딱히 그런 놈으로는 안 보였거든요~. 하여간 아델은 친구가 없는거죠? (이따 놀려먹어야지.) 아무튼 밥이라도 먹으러가요~. 내가 맞는다면 그냥 맞지는 않으니까, 괜찮아요~. 만약 때린다면 머리라도 뜯고 승리의 표시로 가져올게요~.
노엘:(쭉 걱정스런 눈길로 보다가 작게 웃는다.) 미셸로는 정말 밝은 친구구나-. 그래도... 왠만하면 리랑은 거리를 뒀으면 좋겠네. 그럼 얼른 가자! 오늘 맛있는 파스타가 나온다 그랬거든!
노엘의 말마따나, 아델은 본인의 정체가 일진이라는 사실을 인증하는 것처럼 점심 이후로 내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땡땡이를 이렇게 대놓고 쳤는데… 교과목에 들어오는 그 어떤 선생님도 아델의 부재를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다들 필사적으로 아델의 존재를 지우개로 지워내듯, 그가 없는 풍경을 안심하고 즐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대체 얼마나 되바라진 녀석이길래…. 좀 쌀쌀맞긴 해도 그렇게까지 나쁜 애로 보이진 않았는데 말이죠.
빈 옆자리엔 몇 페이지가 뜯긴 교과서만이 펼쳐져 있을 뿐입니다.
다음 날, 아델은 4교시가 다 되어서야 얼굴을 비쳤습니다.
수업 중임에도 당당히 뒷문을 열고 들어왔죠. 공부에 흥미가 없는 일진답게 가방 따윈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 눈치도 보지 않고 휘적휘적 들어와 당신의 옆자리에 앉은 아델은, 당신에게 인사도 없이 교과서를 찌익- 뜯어내곤 버릇처럼 종이비행기를 접습니다.
미셸로:
관찰력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연신 꼼지락거리는 것이 신경 쓰여 힐긋 바라보면, 어제와 달리 그의 손이 온통 반창고 투성이입니다.
이곳저곳 긁힌 흔적과 얼룩덜룩 멍까지 들어 있네요.
어제 점심 이후로 보이지 않는가 싶더라니… 헉?!
미셸로:아니요? 이번엔 그쪽 꼴이 말이 아니길래 쳐다본건데요? 일진이라고 들었는데, 사실이였어요? (빤히 바라보다가 먼지 툭툭 털어보기.)
아델:허. 친구들 좀 사귀나 했더니 그 소문을 벌써 들었나. (? 먼지 툭툭 터는 당신을 뭐하냐?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맞다면 어쩔건데?
미셸로:그걸 제일 먼저 알려주던데요? 친구랑 선생님 상관없이 다 패고 다녀서 이 학교를 제패했다 어쩌구... 라고 들었는데. (왜곡 된 기억.) 엑, 진짜요? 할 줄 아는 건 종이 접는 것 밖에 모르는 사람 같았는데. 그럼 이것도 다 다친 거예요? 흉져요~. 나랑 보건실 갈래요?
아델:...그새 소문이 좀 커진 거 같다. 제패? 걔네가 그랬다고?? (모르는 사이 학교를 먹어버렸다. 이게 맞냐.) 참나... 사람팬 거 아니다. 답답한 일이 있어서 속풀이 좀 하고 온거지. (절래절래) 이미 밴드 다 붙이고 온거야. 겁먹은 보건 쌤 구경하고 싶은 거 아니라면 굳이 갈 필요 없어. 흉지는 거야 뭐... 시간 지나면 별로 티도 안 날거고.
미셸로: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이거 아니에요? 그렇게 들었는데? (아니다.) 사람 팬 거 아니에요? 그럼 뭘 했길래 몸에 이렇게 멍이들어요? (팔에 있는 멍 꾹꾹 눌러봄.) 쌤들도 당신 무서워할 정도면 얼마나 나쁜 거예요 당신? 보건쌤은 나가라 하고 제가 해주면 되죠~. 제가 그래도 여기에서 유일하게 당신 안 무서워할걸요? 아님 약이라도 빌려와요? 그런 거 안 좋아요~. 어릴 때 관리 해야죠! 그리고 생긴 거라도 뽀송해야 사람들이 덜 무서워하죠!
아델:...그래 사실 내가 학교 짱이다. 교장쌤도 이겨먹어서 아무도 나한테 뭐라 못해. (이런 말.) 비밀. 너 알 거 없어. (조금 아팠는지 눈살을 사납게 찌푸린다.) 뭘 누르고 있어 욘석아. (팔 빼기.) 내 나이를 몇으로 보는거야? 지금도 뽀송해. 그리고 이 정도 상처는 흉지지도 않아. 그냥 약 바르고 두면 알아서 사라져. (한숨) 너는 그런 소문까지 들었으면서 나한테 말거냐? 보통같으면 무시하거나, 모른 척 하는 게 일반적인 거 아닌가.
미셸로:그럼 제가 그쪽 이기면 제가 여기 짱 되는 거겠네요? (흥미 있다는 얼굴.) ... 비밀은 무슨 말해요! (냅다 발 휘젓다가 정강이 툭 차기.) 그러니까~. 지금 관리 하라는 거예요~. 은근 그런 게 흉 잘진다구요? 그리고 세균 감염 되면 안 좋으니까요. (갸웃.) 내가 왜 그런 소문에 휘둘려야 하는데요? 난 그런 소문에 놀아나는 취미 따위 없어요~. 애초에 내가 당신 처음 봤을 때, 왕따라고 묻지 않았어요? 내가 이길 거 같은데 왜 피해? (웃으며 머리 꾹꾹 눌러봄.)
아델:(피식) 이길 수나 있고? (밴드 투성이 주먹 꽉 쥐기;) 말하든 말든 내 마음이지. 호구 조사도 아니고 만난지 이틀밖에 안된 녀석한테 뭘 말해? (네 머리 가볍게 꿍.) 참... 내 몸인데 왠지 나보다 너가 더 신경쓰는 거 같다? 신기한 녀석. (심드렁.) 처음 봤을 때부터 특이한 녀석이다 싶더니. 내가 그 기 좀 죽이라 했지? 누가 이기는지 진짜 해보자는거냐 녀석아? 어??? (다시 주먹 꾹!)
미셸로:워어... 우리 주먹 쓰지 말고 자본으로 해결해봐요. 우리에겐 말보다도 주먹보다도 좋은 자본이란 게 있잖아요? (냅다 지갑 꺼낸다.) 친구하기로 했잖아요? 원래 친구랑은 비밀 없는 거예요. (빨리 말하라는 눈.) 그야 내 짝꿍이 하루만에 상처투성이가 되어서 왔는데 신경 쓰이잖아요? (조금 쫄긴 했는데 자존심 때문에 못 물러서고.) 내 기가 센 게 어때서요! 우리 마마랑 파파가 그렇게 키웠어요! 어어? 자꾸 그래요? 나 우리 파파랑 마마한테 다 이를 거야 자꾸 그러면! 우리 마마랑 파파 전화 한 통이면 와줄 거거든요! (메롱!)
아델:자본 저러네. 너 중학생 맞냐? (입술 삐쭉.) 세상이 뭐 돈이 전부인가. 돈 말고 정정당당히 힘으로 승부봐라. 나는 그동안 힘으로 승부봤거든. (돈 없다는 소리 하기 싫은 알량한 자존심.) 언제 갑자기 그렇게 됐냐. 나는 소원을 빌어보라고 했지 친구하겠다는 소린 안 했다. (어림도 없다는 듯 손 휘적휘적) 참... 인내심이 없는 건지 참을성이 없는건지. (허어...) 지금 수업 중인데 핸드폰 꺼내면 뺏기기 밖에 더하냐? 우리 학교 은근 명문 고등학교라고 수업시간에 핸드폰 쓰는 거 들키면 일주일 동안 뺏길 수도 있다. 일주일 내내 핸드폰 없이 살고 싶은 거 아니면 잘 간수해야할 걸? 아니면, 내가 직접 미셀로가 핸드폰 써요- 라고 쌤한테 꼰지를까?
미셸로:우리 파파가 알려줬어요~! 왜요 꿀려요? (입술 삐죽 내민 거 보고 깔깔 웃더니.) 지금 우리 파파 말이 틀렸다는 거예요? (냅다.) 소원은 원래 이루어지라고 있는 거거든요? 이루어지지 않을 거면 왜 빌어요. 내가 그렇게 소원 빌었으니까, 당신은 그냥 내 친구예요. 그렇게 알아요! (억지.) 하... 선생님도 자본으로 회유하는 건 생각도 못했는데... (이런다.) 명문 학교인데 이런 사람도 있고요. (아델 툭툭 치고.) 그럼 전 아델이 저 때렸다고 꼰지를 거예요!
아델:...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냐. 너 부잣집 아가씨. 그런거야? 뭐... 명문 학교에서 못 보는 유형은 아니다만. (깔깔 웃는 걸 보더니 우씨...) 이거 아주 떼쟁이 아니야? 당사자 허락 받아라 일방적 친구 하지 말고. 허. 뭠마? 내가 뭘로 여기 들어왔는지 한 번 보여줘?
아델이 주먹을 다시 한 번 꽉 쥐는 그때, 스피커에서 수업 종료를 알리는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아앗. 오늘도 아델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수업은 하나도 듣지 못했네요.
어쩐지 아델과 함께 있을 때면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저기서 친구들이 함께 밥을 먹자며 찾아오는군요. 그럼, 급식실로 이동해볼까요?
미셸로:(저번처럼 사라질까 아델 손 잡고.) 응~. 왔어요? 이번엔 아델이랑도 같이 먹어요~.
친구들이 무슨 일 있냐는 듯 바라보자 아델이 잡힌 손을 빼냅니다.
아델:됐어. 난 담 넘고 밖이나 나갔다 올거니까. 점심이나 먹어라.
역시 일진. 껄렁하게 말한 아델이 손을 휘적거리며 자리를 벗어났습니다.
미셸로:(불만 있는 눈으로 바라보다가 노엘 따라가고.) 흥. 가요. 우리끼리 맛있게 먹어요.
노엘:응! (아델이 간 곳을 힐끔 쳐다보고는) 아! 맞다. 플로렌스! 플로렌스는 운동같은 거 잘해? 우리 점심먹고 운동장에서 놀기로 했거든!
미셸로:운동...? (죽은 눈 했다가.) 달리기랑 나무 오르기는 잘해요. 다른 건 몰라요? 뭐할 건데요?
노엘:나무 오르기? (그거 재밌겠다는 듯 눈을 반짝인다.) 오늘은 플로렌스와 처음 나가서 노는거니까 다들 플로렌스가 하고 싶은 거에 맞추기로 했어. 그럼 나무 오르기 해볼까? 타는 법 알려주면~ 배우면 되니까!
미셸로:... 워어. (관심은 좋지만, 이렇게 많은 관심은 좀 놀란단 말이죠.) ... 그냥 나무 밟고 올라가는 거예요. 조금 튀어나온 곳 있으면 좋고. 높게 올라갈 수록 경치도 좋아요. 근데 전부 한 나무에 올라탔다간 부러질 수도? 뭐 나야, 가벼운 편이라서 괜찮지 만요~.
친구들은 모두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새로운 놀이에 눈을 빛내고 있습니다.
얼마나 해보고 싶었던 건지 밥을 다 먹자마자 서둘러 밖으로 뛰어 나왔습니다.
미셸로:
오르기
| 기준치: |
40/20/8 |
| 굴림: |
87 |
| 판정결과: |
실패 |
(콩 떨어짐...)
발 디딜 곳을 잘못 짚어서 그런지 당신은 바닥으로 꿍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근데 아픈 것보다 쪽팔린 게 더 커서 탈탈 털고 일어남.)
무릎과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아릿함과 함께, 주위로 친구들이 몰려듭니다.
노엘:플로렌스! 괜찮아?! 미안... 보건실까지 부축해 줄까?
상처를 살펴보니 조금 절뚝일 순 있어도 부축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상처는 아닙니다.
1층에 보건실이 있으니 혼자 금방 다녀와도 괜찮겠어요.
미셸로:아니요? 안 아픈데요? (훌쩍;) 괜찮아요. 나 보건실 좀 다녀올게요. (절뚝...)
노엘:(안절부절 안절부절) 응...! 조심히 가야해? 천천히!
보건실에 들어가 보면, 커튼 칸막이가 있는 침대 네 개가 보이고 보건 선생님이 사용하시는 책상이 놓여 있습니다.
선생님은 잠시 외출이라도 나가셨는지 보이지 않네요.
아까까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갈렸는지 무릎이 상당히 욱신거립니다. 의자에 앉아있기 불편할 정도로 아프네요.
그렇다고 혼자 응급처치하기엔 물품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함부로 뒤지면 혼날 수도 있으니...
일단은 보건 선생님이 금방 돌아오실 테니 침대에 잠시 누워서 기다려 볼까요?
미셸로:(아싸 수업 짼다.) (냅다 침대에 대자로 누워서.)
그렇게까지 푹신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반쯤 열린 창문 너머로 아른하게 들려오는 친구들 목소리와 그늘진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와 살랑한 커튼을 건드리는 것이...
전혀 졸리지 않았는데도 눈꺼풀이 무거워지며 잠이 들려는 그때.
미셸로:(선생님인가.) (슬쩍 일어나서 보기.)
아델:... 전학온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째냐?
미셸로:째는 거 아니거든요? 아파서 온 거거든요! 선생님도 안 계셔서 기다리고 있었구만! (째릿.)
아델:아? 아파서? (눈을 끔뻑이다 당신에게 다가간다.) 어디 다쳤는데 보여줘봐.
미셸로:응? 요기요. (무릎 갈린 곳 보여줌.) 아델이 뭐 본다고 할 수 있어요? (갸웃.)
아델:(표정 찌풀) 뭐하면 이렇게 다치냐. 아까 전에 흉진다 뭐다 얘기한 사람은 어디갔는지. 여기서 기다려봐.
미셸로:그래서 여기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잖아요~. 누구처럼 괜찮다 안 하구! 아델은 근데 어디 아파서 온 거예요? (얌전히 앉아서 기다리고.)
아델은 수그린 몸을 일으키며 한 서랍장으로 향합니다.
익숙하게 서랍장에서 꺼내는 건... 구급상자네요.
구급상자를 들고 다시 당신에게 다가가 한 쪽 무릎을 꿇고 앉습니다.
아델:
응급처치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6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손에 반창고 떨어져서 다시 붙이려고 왔다. 누가 하도 흉진다 뭐다 잔소리를 해서 말이지. (익숙한 손길로 당신의 무릎을 치료하기 시작한다.)
고작해야 간단히 소독해 주고 연고를 발라준 후 대충 반창고나 띡하고 붙여줄 줄 알았더니…
생각과는 달리 굉장히 능숙한 솜씨로 당신의 상처를 섬세하게 치료해 줍니다.
미셸로:내 말 기억해준 거예요? (빤히 바라보다가.) 많이 다쳐봤나봐요? 꺼내는 것도 그렇고 이렇게 치료하는 것도 그렇고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잖아요?
아델:뭐어-... (일부러 말을 흐린다.) ...전에 물었지? 뭐 하느라 손이 그 지경이냐고. 너가 나에 대해 정말로 좋게 생각한다면... 쓸모없는 말이겠지만, 일진같은 건 정말 소문일 뿐이야. 나는 그냥 취미로 복싱을 하는 거 뿐이니까.
미셸로:아? 그래서 손이 그런 거예요? 뭐야, 일진이라는 것도 그냥 소문이였네. 그걸로 사람 패고 다닌 적은 없는 거죠? 좋든 나쁘든 그런 소문에 휩쓸리는 건 별로 안 좋은 거니까요? 복싱? 복싱하면서 전에 나한테 주먹 쥔 거예요?
아델:대련도 팬다라고 정의할 수 있으면 팬 게 맞다만. (이런다.) 뭐. 그런 소문 돌고 나서 학교 다니기 꽤 편해졌거든. 괜히 시비 거는 사람도 없고, 귀찮지도 않고. ...뭐. 너 보면 내 생각이 좀 좁았던 거 같지만. (마지막 말은 꽤 작은 목소리였나.) 내가 그 정도 힘조절도 못할까봐? 너한테 한거야 애교지 애.교.
미셸로:그건 정정당당한 싸움이고, 일방적으로 때린 건 아니잖아요? 확실히 작아서, 시비 걸 수도... (인정한다는 듯 고개 끄덕.) 그쵸? 아델은 단 하나뿐인 친구 말 좀 믿을 필요가 있어요. (슬 웃어보이고.) 애.교. 라기엔 좀 과격한데요. 나도 애교라고 하고 한 대 쳐도 돼요? 아잉 몰라~. 하면서.
아델:뭐. 한동안 대련할 때가 많긴 했지. 이틀 뒤에 아마추어 복싱 대회가 열리니까. 거기 출전하라고 아저씨가 얼마나 성화였는지... 결국 출전하기로 했거든. (절래절래. 하다가...) 뭠마? 너 지금 무시하냐? 내 키는 종특이거든?? (인상 팍!) ... 어휴. 니 마음대로 해라... 가 아니라. 겠냐? 퍽이나 아잉 몰라겠다. 주먹에 힘 풀고 그냥 눕기나 해라. (으르렁.)
미셸로:아마추어 복싱 대회요? 나도 보러 가도 돼요? 표 하나 내놔요. (당당하게 손 내밀기.) 아~. 종특이라는 변명이에요? 응응 그럴 수 있죠~. 나도 마마나 파파가 유전 물려줘서 컸는 걸요~. 엑. 한 번 허락해줘놓고 이러기에요? 한 대만 맞아요! (빤히 보다가 침대에 눕고.) 아델 손이나 다시 붙여요~. 원래는 그게 목적이였잖아요? 아니면 내가 해줘요?
아델:(피식) 안 돼. 학교 수업 중에 시작하는거라 어차피 넌 못 와. 얌전히 수업이나 들어라. (내민 손에 하이파이브 쳐준다.) 오-냐. 도서관에 가본 적은 있냐? 거기 가서 조류 도감이나 읽어봐라. 아델리 펭귄 특징이 뭐라고 적혀있는지 짜식아. (툴툴) 싫어. (꿋꿋!) 흠-. 할 줄이나 알고?
미셸로:? 나도 하루 정도는 학교 빠져도 되거든요? 나도 갈래요! 나 안 가도 응원할 사람은 있어요? (볼빵빵하게 바라보고.) 으악. 지루한 건 정말 별로라서 싫어요. 내가 책 읽는 걸 얼마나 싫어하는데! 그냥 아델이 알려줘요~. 왜요? 복싱했으면서 많이 맞아봤을텐데, 내가 때리는 건 딱히 안 아플걸요? (네 말에 고민하다가.) ................ 네! 할 수 있어요!
아델:어어. 같이 가는 친구들이랑, 시합 같이 나가는 애들, 관장님, 아저씨... 등등 아-주 많으니까 수업이나 들어라. 전학생이 학교 적응에 힘쓰지는 못 할 망정 어디까지 따라올려고? 금메달이나 기다리고 있어라. (빵빵한 볼 손가락으로 콕 누르기.) 참나. 알려줘도 종특이라고 변명하는 거 아니냐 할거잖냐. 그럴 바에는 책으로 적혀있는 거 봐라. 내가 거짓말을 했나 안 했나. (인상 팍!) 대련하다 맞는거랑, 그냥 맞는 거랑 같겠냐? 절-대 싫.어. (단호.) ...
아델은 당신을 한 번 쓱 보다가 오른손을 내밉니다.
미셸로:... 뭐 이렇게 많아요? (살짝 배신 당한 기분을 느끼더니.) 적응은 이미 친구들이 도와줬어요~. 안 그랬으면 어떻게 보건실에 찾아왔겠어요? 친구랑 친해지는 게 더 급하기도 하고요. (바람 빠지는 소리 내며 원래대로 돌아오더니.) 아니면 나중에 읽어주던가요? 그럼 볼텐데. (끔뻑.) 가녀린 저한테 맞으면 아플 거 같다는 소리 잘 들었어요! (흥.) 응? (손 내밀자 끔뻑이며 쳐다보더니 손 잡고.)
아델:(네 반응에 키득거린다.) 이 정도야 기본이지. 설마 그런 대회를 나 혼자 독학해서 나갈리 없잖아? 당연히 같이 연습하는 애들이 있는거지. (가만히 널 바라보다.) 꽤 잘 적응한 거 같아서 다행이네. 노엘 녀석이 그런 면모에서는 참 좋은 녀석이긴 해. 좀 호구같이 굴어서 그렇지. (이런다.) 빌려오는 건 너가 빌려와라. 책 안 빌린지 하도 오래되서 빌려줄지나 모르겠거든. (손 휘적휘적)
미셸로:
응급처치
| 기준치: |
30/15/6 |
| 굴림: |
37 |
| 판정결과: |
실패 |
미셸로:
운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3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어딘가 어설픈 손길로 아델의 손을 치료합니다. 모양새는 좀 그렇지만 치료는 잘 된 거 같네요.
미셸로:(아까 밴드는 서로 붙어서 버리고 어쩌저지 붙여봄!)
밴드가 덕지덕지 붙은 것이 예술이라면 예술이겠습니다.
아델:...그래. 고맙다. (손을 한 번 살피다 그냥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미셸로:고마워 하세요~. 나 누구한테 밴드 붙여주는 거 처음이다? (우쭐해지고.)
아델:어어... 그건 조금만 봐도 바로 알 거 같다. 용케 할 줄 안다고 했네?
미셸로:(외면.) 붙이는 거니까 괜찮을 줄 알았죠? 아델이 너무 능숙한 거예요.
아델:참... 뭐. 그거에 대해선 할 말이 없네.
창틀을 비집고 내리쬐는 태양볕이 하얀 커튼에 우리의 그림자를 그려냅니다.
분명 실제로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앉아있음에도, 그림자는 각도 때문인지 서로의 어깨가 맞닿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맞붙은 거리만큼이나 서로의 마음 또한 닿아있다는 착각이 드네요.
바람결에 몸을 실은 커튼이 그런 우리를 부드러이 감싸고, 마치 여름에 꾸는 짙은 파랑의 꿈을 보여주듯이 너울거립니다.
말없이 섞이는 그 틈으로 한여름의 내음이 기분 좋게 스며들고….
저 멀리 산통을 깨는 목소리에 아델이 먼저 반응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그렇게 먼저 보건실을 나가는 아델의 뒤로 달려온 것처럼 보이는 노엘이 다가옵니다.
아델:됐어. 친구랑 올라와. 나는 갈 곳이 있어서 그런거니까.
그렇게 먼저 보건실을 나가는 아델의 뒤로 달려온 것처럼 보이는 노엘이 다가옵니다.
노엘:한참 안 돌아오길래 가다가 쓰러진 줄 알았잖아. 치료 다 했네? 부축해 줄 테니까 교실 올라갈까?
미셸로:아, 뭐 괜찮아요~. (손 휘적거리더니 일어나선.) 갈까요? 노엘은 걱정도 많네요, 어련히 알아서 올라갈텐데. (나쁘지 않은 듯 웃다가.)
노엘:그야 당연히 걱정하지! 친구인 걸. (히히.) 곧 수업시간이니까 서두르자!
꿈속에 잠시 머물러있다가 나온 듯한 멍한 시선이 무릎에 닿습니다.
상냥하게 붙어 있는 반창고가 상처를 틈 없이 가려주고 있네요.
교실로 올라가자 오늘은 땡땡이치지 않고 자리에 앉아있는 아델 보입니다.
동시에 5교시 선생님이 들어오고, 수업이 시작됩니다.
한낮의 태양이 조금씩 저물고, 그 빛줄기를 따라 새파란 하늘에 실구름이 하나하나 걸립니다.
고리타분한 선생님의 목소리와 미지근한 바람에 무심코 꾸벅 졸음 인사를 하고 나면, 당신 책상 쪽으로 넘어와 있는 손과 펜이 보입니다.
끄적거리던 펜이 짧은 필담을 적고 빠져나갑니다.
미셸로:(끔뻑.)(늘어지게 하품하더니 네게 툭 기대선. 졸려요... 라고 옆에 적어주고.)
아델:[잠 깨라고 딱밤 좀 놔줘?] (그리 쪽지를 건네는 아델은 장난스럽게 키득키득 웃고있습니다.)
미셸로:[나 아픈 건 싫은데요ㅡㅅㅡ] (키득거리며 웃자 옆구리 툭 치고.)
아델:[그럼 뭐. 오목 같은 거라도 같이 하던가.] (툭 쳐지자 키득 거리며 네 팔을 살짝 툭 쳤다.)
미셸로:[흠... 그냥 하면 재미없으니까 내기 해요. 내가 이기면 티켓 주기로.] (툭 쳐지자 찌부하듯 몸에 힘줘서 기대버리고.)
아델:[허... 그래라 뭐. 대신 내가 이기면 넌 딱밤 한 대야.] (뭐야? 기대오자 몸을 꿋꿋히 세워 버틴다.) [누구 먼저 할래?]
미셸로:{바보 아델~. 내가 이겼대요~.] (활짝 웃음~.)
미셸로:[싸움은 잘 이겨도 이런 건 못 이기나봐요?] (쿡쿡.)
미셸로:[아델이 나한테 뭐 해줄 수 있는데요? 친구로 인정해주는 거 걸고 할 거예요?]
아싸 아델을 관대하게 봐주는 미셸로 (GM):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아델:[허. 티켓도 털어가더니 이것도 털어가려하네. 좋아. 걸고 다시 해.]
미셸로:??? 왜 나만? 아델도 했어요!!! (벌떡 일어나서 아델한테 삿대질 하면서 소리침!)
아델과 같이 놀았음에도 혼자 벌을 받고야 맙니다.
미셸로:(선생님 분명 아델하고 싸웠는데 졌던 거야... 자본주의의 맛을 보여주지...)
힐긋거리며 교실 뒤에 서 있는 당신을 쳐다보는 아델의 얼굴에 안쓰럽다는 기색이 담깁니다.
잠시 고민하는 듯하던 아델이 이내 의자를 밀고 일어섭니다.
아델:쌤. 저도 같이 떠들었으니 함께 벌 받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아델이 당신 곁으로 다가와 섭니다.
선생님은 그런 아델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뒤에 나가서도 딴짓하면 혼난다-” 하고 홱 고개를 돌려 다시 수업에 집중합니다.
미셸로:(뭐야? 하는 눈으로 보다가.) 왜 왔어요? (소곤.)
미셸로:나 외로울까봐 같이 있어주는 거예요? (소곤거리면서 웃고.)
미셸로:뭐야. 진짜예요? 오목 안 해도 그냥 친구같은데? (소곤 거리면서 발로 툭툭 치고.)
아델:뭐래. 아직 오목 안 뒀으니까 모르는거야. (슬쩍 옆으로 한 칸 피하기.)
말은 그렇지만 같이 벌 받는 사람이 고작 한 명 늘었다고 묘하게 위안이 됩니다.
물론 그다음 수업부터 대회가 코앞이라 체육관에 가야 한다며 조퇴한 아델 때문에 나머지 수업은 내내 혼자 들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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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델은 어쩐지 1교시부터 보이지 않습니다.
아예 등교를 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어디선가 땡땡이를 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네요.
워낙 자유로운 녀석이니까 마냥 옆자리에 붙여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요.
굳게 닫아 둔 창문 너머로 새끼손가락만 한 두꺼운 빗줄기가 주룩주룩 내립니다.
뉴스에서 가뭄이다 뭐다 하던 걸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다행히도 비가 내려주네요.
바깥은 어두운 반면, 교실은 꽤 밝은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수업 시간이면 늘 묘하게 얼어있던 친구들의 표정이 한결 밝습니다.
음… 설마. 무서운 아델이 없기 때문이려나요.
노엘:플로렌스. 거기 신문 1면에 있는 기사 3개만 잘라서 건네줄래? 여기에 붙여야 해.
조별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선생님이 시킨 과제를 마저 합니다.
책상 위 커다란 하드보드지 위에 스크랩된 뉴스 기사들이 어지럽게 붙어 있습니다.
당신 책상 위에는 노엘이 오려달라고 한 신문 한 장과 가위가 놓여 있네요.
미셸로:웅 녜. (신문하고 가위 들어서 삐뚤빼뚤 잘라서 주기.) 짠. 내 걸작이에요
노엘:와! 고마워 미셸로! (당신에게 받은 기사를 풀로 붙이고 있다.)
신문을 살펴보면, 오늘 7월 23일자 날짜로 인쇄된 지역 신문입니다.
1면에 큼지막한 헤드라인을 달고 있는 3개의 기사를 더 오리면 좋겠어요.
미셸로:(오늘 아침부터 노엘은 신문을 주워온 것인가...?)
(1면 부터 잘라보면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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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로:
지능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3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 세 번째 기사 내용…. 어제 아델이 당신에게 해줬던 말과 다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틀 뒤에 아마추어 복싱 대회가 열리니까. 거기 출전하라고 아저씨가 얼마나 성화였는지... 결국 출전하기로 했거든.]
어제 분명 대회는 이틀 뒤라고 했으니… 내일 대회에 출전하는 걸 텐데.
뉴스 기사엔 이미 어제 개최했고 끝났다고 쓰여 있습니다.
…앞의 두 기사도 그렇고… 어딘지 모르게 당신이 알고 있던 상식이나 생각과 영 딴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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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로:
SAN Roll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98 |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이 받은 충격과는 별개로 시간은 잘만 흐릅니다.
눈앞엔 입으로 먹는지 코로 먹는지 몰랐던 빈 식판이 놓여 있습니다.
노엘:플로렌스! 다 먹었으면 올라가자. 밖에 비 와서 운동장에선 축구 못할 것 같고, 교실에서 놀아야겠네.
미셸로:네? 어... 네... (고개 끄덕이면서 따라가더니.)
친구의 손에 끌려 정처 없이 급식실을 빠져나와 교실로 올라가려는 찰나. 저 복도 끝, 보건실 앞에 서 있는 인영이 보입니다.
길고 하얀 가운을 걸치고 있는, 누가 봐도 보건 선생님으로 보이는 사람입니다.
그가 보건실을 앞에 두고 손톱을 물어뜯으며 초조한 기색으로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노엘:...보건 선생님, 무슨 문제라도 생기신걸까?
미셸로:? 무슨 일 있으세요? (다가가서 바라보더니.)
다가가 보건 선생님에게 말을 걸자 한참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있던 그가 화들짝 놀랍니다.
미셸로:아? 아뇨? 딱히 아픈 건 없는데요, 왜 그렇게 안절부절 못해요? 안에 뭐라도 나왔어요?
대체 보건실 안에 어떤 무서운 것이 있길래. 손끝이 하얗게 질려선 당신의 팔을 간절하게 붙잡습니다.
미셸로:...? 선생님이 이래도 돼요? (선생님 쳐다보다가 노엘 보더니.) 어쩔 수 없죠 다녀올게요. 먼저 갈래요?
노엘:(끄덕) 조심히 다녀와! 먼저 올라가 있을게!
보건 선생님은 돌아가는 노엘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다시 당신에게로 시선을 돌립니다.
노엘:This message has been hidden.
미셸로:...? 선생님이 그런 소문 믿어도 되는 거예요? 선생이 뭐 이래. (찌풀.)( 보건실 안으로 들어가서.) 아델 여기 있어요?
보건 선생님은 아무 말도 못한 채 고개만 끄덕입니다.
그리곤 잔뜩 겁을 집어먹은 보건 선생님이 당신에게 부탁을 밀어 넣고 다급히 교무실로 도망갑니다.
미셸로:... (도망치는 보건 선생님 은은하게 봄.) 아델? (보건실에서 뒤적 뒤적 진료 차트 찾아보고.)
부리나케 뛰어가는 뒷모습을 쳐다보다가 보건실 문을 열고 들어가 봅니다. 이렇게나 어두운데 불도 켜져있지 않네요.
미셸로:보건 선생님은 대체 뭐하는 사람일까... 저번에도 안에 없는 거 같더니... 이제는 불도 안 켜 놓네.( 불 스위치 찾아서 뒤적뒤적.)
아델: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일순간 내려친 번개로 보건실 내부가 한차례 환해졌다가 다시금 어두워집니다.
형광등을 켜지 않아서일까요? 비 오는 날씨 때문인지 어쩐지…
침대에 전부 커튼이 쳐져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미셸로:(번개 때문에 놀라서 달달달 떨면서 거의 기어가듯이 가고.) 아델 없어요? 나오기나 해봐요...
두어 개 침대의 커튼을 걷다 보면 세 번째 침대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아델을 발견합니다.
애초에 보건실로 등교해서 여태 자고 있었던 걸까요?
미셸로:이잉... (옆으로 올라가서 마구 흔들기.) 일어나요 아델. 일어나봐요~!
아델:으음... 뭐야... (아직 잠이 덜 깬 듯 잔뜩 잠긴 목소리로 눈을 비비적 거린다.) ...미셸로? 니가 왜 여깄어?
미셸로:불 꺼진 보건실에서 번개도 쳤는데 모르고 자고 있고... 아델 담력은 어떻게 된 거예요...? (깨우자 휴 소리 내더니.) 보건 선생님이 아델 보고 도망쳤어요, 나한테 부탁하고. 근데 나 물어볼 거 있는데.
아델:...아. 언제부터 비온거야? 자기 전엔 몰랐는데. (기지개 쭉-.) ...아. 그 쌤. 겁많다 했더니 도망갔군. 그래서? 부탁한 거 하러 온 거면 난 왜 깨웠데. 뭐 물어보려고?
미셸로:그냥 잠귀가 어두운 거네요... (빤히...) 그 쌤 완전 구려요. 왜 학생을 보고 도망쳤대. 그냥, 전부터 안 보이더니 여기 있다길래 깨웠는데요? (무서웠다고 말 못함...) 뭐, 물어볼 것도 있고요... 신문에서 봤어요 아마추어 시합인가? 아무튼 그거 내일 열리는 거 아니였어요? 왜 어제 한 걸로 되어있어요?
아델:뭐... 한 번 잠들면 깊게 잠드는 편이니까. (머리 긁적.) 말했잖아. 소문 듣고 겁 안 먹는 사람은 너 밖에 없어 임마. (머리를 벅벅 긁으며 상체를 일으켜 앉는다.) 뭔... 어휴 됐다. 내가 말한 건 그 대회말고 다른 대회야. 워낙 소규모 대회라 딱히 광고도 없고 체육관 사람들끼리 모여서 하는거지. 그러니까 내일 열리는게 맞아. 아마 내일 학교는 아예 안 나올 거 같은데.
미셸로:... (볼 꾹 잡고 늘리더니.) 그런 소문에 휘둘리고 당신을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이 나쁜 거라구요? 그렇담 역시 아델은 나밖에 없죠? (픽 웃더니.) 그래요? 그럼 나도 내일 아프다고 하고 학교 빠지면 되겠다~. 내일 꼭 찾아갈게요? 거짓말이 아니라서 다행이에요~. (슬 웃어보이더니.) 이제 수업 들어야죠? 물건 하나만 찾고 같이 나가요. (책상으로 살짝 다가가며 진료 차트 찾아본다.)
아델:(말랑말랑 쭉 늘어난다.) ...으하으거아. (뭐하는거야.) (얼굴을 뒤로 빼 손에서 벗어난다.) 당사자는 별로 신경도 안 쓰는데 말야. ...그래 너 밖에 없다. (피식) 진짜 올 생각이냐... 엄마한테 허락 받고와라. 허락도 안 받고 무단으로 빠지면 와도 안 받아줄 줄알아. (하암...)
아델은 일어날 생각이 없는지 멀뚱히 당신을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아델:미셸로. 넌 안 졸리냐? 수업 지루하잖아.
미셸로:난 내 친구가 그런 꼴 당하는 거 못 봐요. (이어진 말에 소원이 이뤄졌나 잠시 생각하더니.) 뭐, 마마한테 허락 받는 건 쉽죠~. 그리고 아델이 안 받아주면 어쩔건데요? 그런 거에 신경 쓸 시간 있어요? (콕콕.) 피곤하긴 해요~. 왜, 아델 같이 자고 싶어요?
아직 잠이 덜 깼는지 나른한 얼굴을 한 아델이 몸을 한차례 들썩이더니 옆자리를 내어줍니다.
아델:아직 점심시간 끝나려면 좀 더 있어야 하니까 너도 잠깐 누웠다 가던지... 물건이야 나중에 찾으면 되지 않겠냐. 어차피 보건쌤은 여기 들어오지도 못할텐데. 그리고 내가 안 받아주면 못 들어온다.
미셸로:... 뭐, 그래요. 나중에 불이 꺼져있어서 못 찾았다고 하면 되니까요. (네 옆자리로 슬금 들어가서 누웠고.) 이쯤되면 아델이 보건쌤 쫓아낸 거 아니에요? (농조로 쿡쿡 웃더니.) 어라. 뭐야, 받아줘요! 마마 싸인까지 내가 받아와야 겠어요?
아델:(키득키득.) 네가 그랬잖아. 학교 제패했다고. 그럼 뭐, 보건실도 학교도 내꺼지. 확실한... 거까지... 있음, 더... 좋고...
잠들락 말락 한 어조로 웅얼거리는 목소리 끝에, 무언갈 꼼지락거리더니 당신의 한 손에 이어폰 하나를 올려줍니다.
아델:심심하면... 이거라도 듣던가... 이따 알아서 깨워라...
미셸로:확실한 거요? 뭐요? (끔뻑거리며 네가 자는 거 바라보다가 머리 복복 쓰다듬어주더니. 이어폰 귀어 꽂습니다.) ... 나도 잠들면 어쩔려구...
다시금 곤히 잠든 아델의 옆자리에 누워 한쪽 귀에 이어폰을 꽂습니다.
차츰 얇아지는 빗줄기가 창문을 토독, 토도독, 옅게 두드립니다.
천천히 걷히는 먹구름 사이사이로 희미한 햇빛이 비춰 꼭 자연이 만들어낸 샹들리에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여유로운 노랫소리가 그 풍경에 알맞게 어우러집니다.
서서히 움직이던 시선의 종착지는 역시, 아델의 얼굴입니다.
뺨에 드리운 촘촘한 속눈썹이 유독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그 안쪽에 어떠한 눈빛을 품고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일까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자각하지 못한 채, 마냥 바라보게 됩니다.
먹구름이 바람에 밀려 흩어지는지, 아델의 곧은 이마에서부터 햇빛이 물듭니다.
찬찬히 내려오던 빛이 눈가에 머물면, 잠든 와중에도 눈이 부신지 설핏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에 무의식적으로 한 손을 들어 빛을 가려주며 그의 단잠을 돕습니다.
곧 점심시간이 끝나가니, 햇빛을 가리지 않고 그냥 깨워도 좋았을 텐데....
비좁은 보건실 침대에 모로 누워 서로 같은 음악을 듣는 이 느긋함을 아주 조금만 더 지속하고 싶었다-.
노래는 이어지고, 시간은 점차 점심시간의 끝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미셸로:(시간 보다가 아델 살살 흔들면서.) 일어나요 아델. 점심 시간 끝나가요.
아델:...으음.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비척비척 눈꼽을 떼며 상체를 일으켜 앉는다.) ...비도 그쳤네. (하암-.) 찾던 물건은?
미셸로:뭐 책상 위에 있다고 하니까 거기에 있겠죠. (머리 복복 쓰다듬다가. 손 내밀고.) 이제 가요. 곧 종 치겠어, 난 아델하고 책상에 앉아서 노는 게 좋지 같이 벌 서는 건 싫단 말예요.
아델:(잠이 덜 깼는지 복복 쓰다듬어도 가만히 있다. 다만 손은 안 잡고 혼자 일어났나.) 그럼 뭐... 같이 찾아보지.
자 미셸로 우리 함께 찾아볼까요? 어딘가엔 있을테니까요!
미셸로:
자료조사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83 |
| 판정결과: |
실패 |
(방이 어둡네...)
아델:
자료조사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60 |
| 판정결과: |
실패 |
(어라...)
미셸로:
운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6 |
| 판정결과: |
실패 |
(큰소리 못침...)
아델:
운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야 나와. (히죽히죽)
두 사람의 공방 끝에 승리자는 아델이 되었습니다.
의기양양하게 진료차트를 쥐고 흔들거리는 걸 보세요.
.............. 주세요.
아델:(토끼인가.) 음~. 안 들리는 거 같은데-.
(히죽히죽)
미셸로:......... (삐죽!) (냅다 뺏으려고 달려들기.)
미셸로:
민첩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5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델:
근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미셸로는 재빠르게 진료차트에 손을 뻗었으나, 아델의 강한 악력 탓에 뺏지 못합니다.
미셸로:
외모
| 기준치: |
90/45/18 |
| 굴림: |
7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아델:
SAN Roll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4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아델은 손에 잠깐 힘이 빠졌으나 곧 정신을 다시 차립니다.
미셸로:
동물다루기 Roll
| 기준치: |
30/15/6 |
| 굴림: |
67 |
| 판정결과: |
실패 |
미셸로:
운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56 |
| 판정결과: |
실패 |
미셸로:
손놀림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델:
민첩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설득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5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지능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2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후후.) 이제 할 것도 없잖아? 어디 말해보시지.
미셸로:(시무륵.) 어떻게 한 번을 져주지 않네... (꿍얼꿍얼.)
미셸로:
근력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65 |
| 판정결과: |
실패 |
(잉잉잉....)
초보자에게 행운이 따를 수도 있는 거 아니겠나요. 미셸로,
미셸로:
운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7 |
| 판정결과: |
실패 |
(하...)
미셸로:
매혹
| 기준치: |
15/7/3 |
| 굴림: |
95 |
| 판정결과: |
실패 |
(잉잉...) 아델 그냥 그거 가지던가요...
아델이 방심한 이 순간 이때를 기다렸다. 미셸로,
미셸로:
은밀행동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1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델:
관찰력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미셸로:
크기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6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아델:
크기
| 기준치: |
30/15/6 |
| 굴림: |
1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미셸로가 냅다 몸으로 들이받자 아델이 나가 떨어집니다.
미셸로:(차트 들고 손 내민다.) 괜찮아요? (먼지 툭툭 털어주고.)
아델:끄응... 무식하게 몸으로 들이받는게 어딨냐? 그냥 주세요- 크게 한 번이면 되는데.
(손잡고 일어나기.)
미셸로:흥. 했는데 안 들어준 게 누군데요? (먼지 마저 털어주고.) 가요 이제.
미셸로:뭘 투덜대요? (손 꽉 쥐어보며 보건실 밖으로 나가고.
아델:됐어. 별 거 아냐. (그냥 자기가 덩치에 밀렸다는게 꽤 자존심 상한 거 같다.)
어서 가자.
점심시간이 끝났다는 종이 한참 전에 울렸는데도, 혈기 왕성한 학생들답게 교실은 여전히 왁자지껄합니다.
아델과 함께 문을 드륵 열고 들어가면 누군가가 찬물이라도 끼얹은 듯 삽시간에 싸해집니다.
아마도 오늘 내내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아델이 등장했기 때문인 것 같네요.
자리에 앉으면 어느새 비가 그친 풍경이 보입니다.
푸릇한 이파리 끝에 모여드는 물방울이 똑, 똑, 떨어지는 광경을 배경 삼아 수업이 시작됩니다.
아델은 여전히 수업에 집중하는 법이 없습니다.
한참 꼼지락거리며 뭔가를 하고 있길래 바라보면… ◈파란색 종이로 종이비행기를 가득 접고 있습니다.
아델:뭐-. 수업시간에 매일 하는 일이 이건데. 새삼스럽게?
미셸로:항상 교과서로 접다가 색종이로 접는 건 처음봐서요.
아델:아 이거. 아까 교무실 갔을 때 있길래 가져왔지. 종이비행기로 접기엔 딱이잖아?
이내 아델이 창문을 반쯤 열더니, 수업 내내 심심할 때마다 하늘로 종이비행기를 날려 보냅니다.
너도 할래? 하며 몇 개 나눠주는 아량을 베풀기도 하네요.
미셸로:(고개 끄덕이더니.) 한 장 줘봐요. 근데 소원이 그렇게 많아요?
아델:한 가지 소원을 계속 비는 거라곤 생각해본 적 없냐? (붙어있는 책상 사이에 파란색 색종이 무더기를 올려둔다.)
미셸로:(눈 끔뻑 거리며 바라보다가.) 어떤 소원이요? 아델이 아까 말한 거랑 같나? 확실한 자신의 것이라고 했나요? 그거예요?
아델:뭐... 내가 그런 말을 했던가? (긁적긁적) 별 거 아니야. 내일 있을 시합에서 이기게 해달라는거지. 금메달 얻으면 꽤 자랑할만 하잖아. 체육관 끼리의 대회여도.
미셸로:그냥 잠꼬대였던 거예요? (갸웃.) 그럼 저도 같이 빌어줄까요? (못생긴 비행기 하나 접어서.) 이제 아델이 금메달 따오면 내 덕도 있는 거예요?
아델:뭐 그런가보지. 그렇게 따지면 확실하게 얻는 거 맞지 않냐? 자기 실력으로 따는 거니까 금메달 자체가 확실한 내꺼지. (한 번 더 종이 비행기를 날리곤 피식 웃는다.) 됐다. 너는 니 소원이나 빌어. 지금까지 몇 개의 비행기를 날렸는지 셀수도 없다 야.
미셸로:(끔뻑.) 내일 응원 갈테니까 금메달 따는 모습이나 보여줘요. (날아가는 종이 비행기 보고 자신도 종이 비행기를 날린다.) 연습 많이 하는 거 같던데, 잘 안 돼요? 나 전학 오기전부터 날린 거 같은데.
아델:뭐... 다 떨어졌으니까. 그래도 하나 정도는 소각장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떨어졌잖아? 너 머리에 맞은 그거.
창문 밖으로 날려 보낸 종이비행기들은 공기에 가득한 눅눅한 물기를 한껏 머금었는지,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날리는 족족 아래로 떨어집니다.
아델이 날린 비행기도, 당신이 날린 비행기도 모두.
바로 밑엔 소각장이 있으니 열심히 접은 보람도 없이 곧장 태워질 테죠.
그럼에도 아델은 가져온 종이를 전부 종이비행기로 접어 꿋꿋이 전부 날려 보내고선, 단 하나의 종이비행기를 남겼습니다.
아델:(더이상 없는 색종이를 보곤 당신을 본다.) 뭔 소원 담아 던졌냐?
미셸로:아델이 나하고만 친구였으면 좋겠다는 소원? (씨익 웃고.)
미셸로:저주라뇨? 친구 없는 아델한테 친구가 생기는 거 잖아요? 좋게 생각해요~.
아델:그러니까- ...어휴 됐다. 소각장으로 떨어졌고~ 종이도 안 남았으니, 이제 소원은 더 못 빌겠구만?
미셸로:근데 왜 항상 여기에서 비는 거예요? 소각장에 떨어지길 바라지 않는다면 다른 곳도 있잖아요. (끔뻑.) 아무래도 그렇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업 종료 알림이 울립니다.
아델은 한 손에 종이비행기를 쥐고, 다른 손을 당신에게 내밉니다.
아델:그럼 이건 더 좋은 장소에서 날려볼까. 마침 하나 남았으니까.
올래?
미셸로:(손 잡고.) 아델 따라갈 친구가 나 말고 더 없잖아요? 당연히 가야죠~.
학생이 함부로 올라와도 되나 싶지만, 옥상 문은 생각보다 수월하게 열립니다.
바깥으로 나가보면 비 온 뒤 느껴지는 청명한 비냄새가 풍깁니다. 하얗게 변한 뭉게구름과 새파란 하늘을 담은 물웅덩이도 곳곳에 보이네요.
그 위를 아델과 함께 지나가면 찰박거리는 소리가 무척이나 청량하게 들립니다.
이윽고 새하얀 난간에 다다르면, 학교 전경이 전부 내려다보입니다.
아델:어때. 여기면 제법 멀리까지 날아갈 거 같지?
미셸로:와, 여기 들어와도 돼요? (슬쩍 풍경 보다가.) 잘 날아갈 거 같긴 하네요. 날려봐요 아델~.
아델:일진이 어디 가면 되는 곳 안되는 곳 가리는 거 봤냐. 그냥 발이 닿는다면 가는거지. (소문이 헛소문이라는 걸 말해놓고서 이런 농담이나 치고 있다.) 같이 날릴래? 마지막 소원이니까.
미셸로:헛소문일 뿐이잖아요? 아델 그 이미지 즐기고 있는 거 아니죠? (끔뻑 바라보다가.) 좋아요. 마지막에도 같은 소원 빌 거예요?
아델:설마. (그리 말해도 여전히 장난스런 미소가 걸쳐져있다. 누가 봐도 즐기는 모양새다.) 뭐, 그건 던지면서 말해줄게.
미셸로:허... 나만 걱정하는 거 같네요 아주. (빤히 보다가 같이 피식 웃었다. 종이 비행기를 잡고는 번갈아 보며.) 내가 던져요?
건네준 종이비행기를 받아 들고 난간 너머를 향해 손을 들어 올리면, 이내 뒤에서 당신의 손을 겹쳐 잡는 손길이 느껴집니다.
미셸로:... 그렇게 하면 더 못 던진다구요. (한숨 푹 쉬다가, 이내 뒤로 손 넘겼다가.) 던질게요?
아델:(키득키득.) 그런 거 있잖아. 실전에서 잘 하는 타입. (당신의 물음에 고갤 끄덕인다.)
두 사람이 함께 던진 비행기가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손에서 종이비행기가 떼어지는 그때.
번복해서 미안하지만 실은 소원 바꿨어.
손에서 떠난 종이비행기가 짙푸른 하늘에 둥실 뜹니다.
미셸로:금메달 따고 싶다고 한 거 아니였어요? (끔뻑.)
미셸로:... 무슨 소리에요 이게? (찌풀.) 난 아델이 좋은 사람이었다는 걸 기억할 사람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이 여름은 항상 내가 기억할 거야. 그런 소원 이뤄주고 싶지도 않아요! 평생 간직할 거예요! 아델이 뭔데 내 기억을 없애려고 해요?! (입 삐죽.)
당신의 말에 아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그저 허공을 부유하는 종비비행기를 바라볼 뿐.
그 하늘에 집어삼켜질 듯이 동일한 색을 띤 종이비행기는 고요히 허공을 부유하다가 이내 미끄러지듯 아래로 추락합니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아델이 그제서야 기쁜 것도 슬픈 것도 아닌 표정으로 입술을 엽니다.
아델:너한텐 미안하게 됐어. 내 마음도 이도저도 아니었거든. 이뤄지든 말든 될대로 되라 라는 마음이었는데. 어째 날아가는 것도 저 모양인지. 떨어질 거면 확실하게 떨어지고, 날아갈 거면 확실하게 날아가던가. (피식) 뭐, 됐다. 차라리 후련해서 낫네.
너는 너대로 기억해. 내 소원은 이뤄지지 않을 거 같으니까.
시원섭섭한 미소를 끌어올리던 그가 옥상 문을 턱짓합니다.
나는 이제 조퇴하고 체육관에 가야되거든.
미셸로:... (찝찝한 얼굴로 쳐다본다.) 아델, 조심해요. 난 외로운 거 싫어요. 내 짝꿍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계속. 다음 학교도 같은 곳에 진학해서 또 짝궁으로 있었으면 좋겠어요. (옥상 문 쪽으로 걸어가고.) ... 조심해요.
아델:(가만히 당신을 바라보다 피식 웃는다. 당신의 어깨에 어깨동무를 하곤 경쾌한 발걸음으로 함께 내려간다.) 응원이나 하고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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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등굣길이 어째선지 싱숭생숭합니다.
아침부터 추적추적 약하게 내리는 여우비 때문만은 아닐 거예요.
아마 지금 쯤이면, 아델의 복싱 대회가 시작했을 겁니다.
아델은 걱정 말라고 했지만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라…
나참. 부모님 허락은 받았는데 학교 허락을 못 받아서 못간다니. 이게 말이 되나요?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교실 앞에 다다르면, 아델이 없을 때 늘 소란스럽던 교실이 웬일로 잠잠합니다.
뭘까요? 설마 담임 선생님이 벌써 들어와 계시는… 헉!
착잡한 마음 때문에 걸음이 느렸던 탓일까요? 앞문 창문 너머로 이미 담임 선생님이 교실 안에 계십니다.
어서 지각한 사실을 용서받고 자리에 앉는 것이 좋겠네요!
급히 교실로 들어가 죄송하다고 고개를 꾸벅거리자, 담임 선생님은 별말 없이 자리에 들어가 앉으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그렇게 자리에 가서 앉으면… 빈 옆자리가 보입니다.
늘 찢어진 교과서가 펼쳐져 있던 책상 위로… 새하얀 국화꽃다발이 놓여 있습니다.
아직 대회는 진행 중일 텐데! 누가 이런 질 나쁜 장난을…!
미셸로:... 이거 뭐예요? 누가 이랬어요? (제 책상 발로 차고.)
당신의 난동에도 교실 사람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교탁에 선 선생님이 검은 양복을 입고 있습니다.
“자, 오늘 조례 시간은 아델의 49제를 기리는 시간으로 보내자. 다들 천국에 있을 아델을 위해 조용히 묵념.”
…아델이 죽은 지 49일이나 된 존재였음을 알게 된 미셸로,
미셸로:
SAN Roll
| 기준치: |
49/24/9 |
| 굴림: |
77 |
| 판정결과: |
실패 |
그럴 리가 없다고 되뇌는 당신과 달리, 교실 내에 있는 모두가 이 사실을 평범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 세상 전부가 당신의 여름에 존재했던 아델을 부정합니다.
그 어마어마한 진실 앞에 덩그러니 놓인 당신에게로 비참한 현실이 들이닥칩니다.
[ ]:나와 함께한 이 여름을 꿈꾸듯이 잊었으면 좋겠어.
당신의 여름에서 자신을 비워달라고 속삭이던 목소리가 귓가에 잔흔처럼 머뭅니다.
그 허상의 존재가 함께 어울렸던 기억을 기어코 지워내려 합니다.
당신의 여름에 명명히 새겨진 아델을 그렇게 쉽게 들어낼 수 없습니다.
찾으러 가요. 아델은 분명 이곳. 학교 어딘가에 있을테니까.
미셸로:... 보건실 부터 가볼까. (교실을 나와 보건실로 향한다.)
안에 들어가서 침대를 살펴도 아델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미셸로:(같이 누웠던 침대 한 번 쓸어보더니 조용히 나간다. 천천히 옥상으로 향하고.)
여전히 열려있는 옥상. 밖에는 추적추적 여우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여우비가 그럴까 하늘이 어둡지 않아요. 여전히 어제의 여름 낮 쨍함을 갖고 있습니다.
아. 이곳에도 보고싶은 얼굴은 보이지 않아요.
함께 날려보낸 비행이가 허공에 부유하다 떨어짐이 떠오릅니다.
미셸로:
지능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4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문득, 어제 아델과의 마지막 순간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아름답게 물들었던 짙푸른 하늘과 그 속으로 삼켜질 것처럼 부유하던 종이비행기…
아델이 그동안 당신이 없는 순간에도 누구에게도 보이지 못한 체 그저 홀로, 홀로 계속 날려보냈을 그 비행기들은 모두 어디로 떨어졌을까요.
미셸로:... 정말 거기에 있을까... (소각장으로 빠르게 뛰어간다.)
버겁게 차오르는 숨이 턱끝까지 치밉니다. 뛰는 와중에도 갖은 생각과 감정이 터질 것처럼 벅차올라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따갑게 내리쬐는 햇빛을 등지고 그림자를 겹치며 마음을 나누었던 모습,
함께 손을 잡고 하늘을 향해 소원을 띄워 보내던 순간.
그와 함께한 여름이 하나하나 선명하게 스칩니다.
이윽고 소각장에 도착하면… 이곳 또한 아델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허탈한 시선 끝에, 소각장 주변으로 군데군데 떨어져 있는 종이비행기들이 보입니다.
멀쩡한 것은 하나도 없고 타들어간 재의 형태입니다.
재로 타지 않고 아델이 새겨져있는 종이비행기가 어딘가에 분명 있을거에요.
미셸로:(뒤적 뒤적 남아 있는 종이 비행기들을 살펴봅니다.)
손이 새카매질 정도로 그 잿더미 같은 조각들을 줍고 치우다 보면… 아.
유일하게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짙푸른 종이비행기 하나가 눅눅히 젖은 채로 떨어져 있습니다.
다행히도 비에 젖어 타들어가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종이비행기를 펼쳐보면 빗물에 부옇게 번져있는 글씨가 드러납니다.
필체가 익숙하네요. 그야 아델과 필담을 나눌 때 보았던 필체니까요.
이제 곧 내 존재는 이 세상에서 지워질테니까. 그냥 마지막으로 시덥잖은 편지라도 적을까봐.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가 살아있다는 걸 유일하게 알아주는 너가 있어서 마지막은 그리 외롭지 않았어.
뭐, 유일한 친구라 해도 좋고. 유일한 세상과의 연결고리도 맞겠네.
네 비행기 효과 죽이는구만. 내 소원 하나도 안 이뤄주고 너 소원만 이뤄주고 말야.
막상 끝이 다가오니 별게 다 아쉽더라. 네가 날 볼 수 있다는 걸 좀 더 일찍 인정했다면 같은 생각도 들고.
꽤 놀랐거든. 아무도 날 볼 수 없으니까. 뭐, 옅게나마 느끼는 사람은 있는 거 같지만.
좀 더 함께 있을 걸 그랬나. 뭐, 별로 나답지 않으니까 한탄은 여기까지만 하련다.
모든 진실을 알면 넌 날 바보같다고 하겠지. 벌써부터 욕하는게 눈에 다 보인다 야.
슬프게 생각마라. 난 꽤 이 여름 동안 함께해서 즐거웠어. 좀 낯간지럽지만 행복하기도 했지.
이젠 너조차 나를 보지도, 듣지도, 알아차리지도 못하겠지만, 그래도 괜찮아.
당신의 여름에 멋대로 나타났다가 멋대로 사라진 아델.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죠.
종이비행기는 영원히 날지 못한다는 걸 그동안 내내 보여줘 놓고… 자신을 잊으라는 소원을 담아 날려 보낸 건,
그의 말마따나 함께한 시간은 찰나일 뿐인데도, 비어버린 공란이 이다지도 크게 느껴지다니.
그 공란에 어떤 의미를 넣어 메워보려고 해도 결코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만이 맴돕니다.
당신의 뒤통수에 무언가가 살포시 닿았다가 바닥으로 톡 떨어집니다.
미셸로:(놀란 눈 하고 천천히 종이 비행기 들어서 펼쳐본다. 날아온 곳도 한 번 보고.)
급히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자, 옥상에서 반짝, 하고 눈을 시리게 하는 빛이 스칩니다.
그저... 어떠한 색채,라고 표현하면 좋을까요.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려 들 수 없는 존재가 띄워 보낸 종이비행기가 당신의 손에 놓여 있습니다.
낡고 누렇게 해진 종이를 접어 만든 것 같은 종이비행기를 펼쳐보면, 어떠한 주문이 적혀 있습니다.
무엇 하나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지만.... 적어도 당신에게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만큼은 뚜렷이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사라진 공백을, 다시금 채우러 가볼까요?
미셸로:내 인생에는 그런 공백 하나 없어야 해요. 내 인생에는 내 것으로 가득히 채워서 갈거야. 그러니까 누구 마음대로 내게 있다가 사라지래요?
주문을 시전해도 크게 달라진 것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거의 사그라들던 희망엔 자그마한 불씨가 켜집니다.
어딘가에서 날고 있을, 당신의 여름을 실은 종이비행기를.
그 기대에 찬 발걸음이 다다른 곳은, 우리가 처음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 보였던 보건실입니다.
그 안쪽으로 들어가 보면, 활짝 열린 창문과 오로라처럼 너울거리는 커튼, 그리고 그 너머로 아른한 실루엣으로 보이는...
하늘하늘 나풀거리는 커튼을 잡아 젖히자─...
미셸로:... 아델...? (잠깐 멈칫했다가 달려들어서 와락 안고.) .......... (몇번 꿍얼 거리다가.) 어디갔었어요...
아델:(본인도 역시 당황스러운지 정신 못차린 채 눈만 끔뻑이고 있다.) ... 그게, 나도... 잘 몰라. 그저... ... 그냥 없어져 있었어. (사라졌다는 감각조차 없었다. 정말로 삭제되었다 돌아온 것처럼. 눈을 감았다 뜬... 그런 기분이었다.)
허... 나 이제 학교 밖으로도 나갈 수 있나? 사람들도 내가 보이고?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당신을 안으며 등을 토닥거렸다.)
... 와. 너무한 하늘 새끼. 거봐. 내 소원은 하나도 안 이뤄진다니까.
미셸로:지금 그런 소리 할 때예요?! 내가 얼마나... (입삐죽 거리며 눈물 나오는 거 참다가 그대로 얼굴 묻어선.) 다시는 내게서 없어지려 하지 말아요. 또... 이러면 내가 따라갈거야. (울먹...)
아델:... 하하. (그제서야 웃었다. 그제서야 웃을 수 있었다. 옥상에서처럼 파랗게.) 아-. 넌 내가 얼마나 돌아오고 싶었는지 모를거다. 뭐, 소원 하나는 들어줬네. 다시 여기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꼬옥.) 안 가. 죽어도 안 갈거야. 천 개의 종이 비행기를 던지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역시 이 세상에 붙어있고싶어.
다시금 시작된 매미 울음소리, 나뭇잎 사이를 스치며 청량한 노래를 자아내는 하늬바람, 구름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의 물결.
아델의 존재만큼 다시 채워진, 우리의 여름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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